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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는 방법

by 판다모카 2022. 2. 28.

https://www.youtube.com/watch?v=rqAl6ijtt0M

 

 

아이는 서툴렀다. 아이는 겁이 많았다, 그렇기에 지금 저 수플 너머에 제 스승과 여동생이 있음에도 다가가지 못하고 우물쭈물 눈치만 보고 있기를 몇 번 결국 제 스승이 먼저 아이를 찾아냈다.

 

샤오! 그동안 어딜 갔던 거니.”

오라버니! 한참 찾았잖아!!”

 

결론만 말하자면 편지만 두고 사라졌던 일을 아이는 혼이 났다. 아이가 말없이 사라지지 걱정하지 않을 보호자가 누가 있을까. 스승은 그 며칠 사이 조금은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눈치 챈 것인지 아이가 한발자국 밖으로 걸어 나온 것을 알아버렸다. 그것이 아이의 변화의 시작이라 믿었다.

 

스승은 인간의 근처에 터를 잡고 살았다. 어린 샤오는 그것이 싫어 집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다 결국에는 편지만 두고 인간이 없는 곳을 찾아 떠난 것이다. 원래는 숲에서 나올 생각이 없었다. 원래는 그 숲에서 홀로 살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는 이제 안다. 악하지 않은 인간이 있다는 걸 좋은 인간이 있다는 걸,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다시 숲으로 돌아가겠지만 지금은 인간이 궁금했다. 그렇기에 겁나는 마음을 억누르고 다시 제 스승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스승님은... .. 인간이 조,좋아...?”

 

아이는 이제 집안에 틀어박혀 있지 않고 스승을 따라 나왔다. 길을 잃은 인간들을 다시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길을 걷는 스승을 따라가며 그리 물어보았다. 자신은 여전히 인간이 무서웠다. 그런 샤오를 위해 스승은 샤오에게 인간을 멀리하라 하였고 샤오도 그 말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궁금했다. 인간들을 만나보니 좋았고 대화하다보니 행복했다. 그래서 제가 느끼는 감정이 이상한 것이 아닌지 확인 해 보고 싶었다.

 

인간과 대화를 나누니 그리 싫은 건 아니더구나. 나쁜 이들도 분명 있지만 좋은 이도 분명 존재하니 그들을 좋아하는 것이겠지.”

 

짧은 대답. 그 대답 안에서 아이는 답을 찾기란 어려웠다. 아직 제 스승의 말이 이해도 안가고 어려웠다. 그렇지만 7일의 경험을 통해 아이는 조금은 제 스승의 말을 이해 할 것 같았다. 스승의 말처럼 자신이 이야기를 나눈 인간들은 나쁜 이들이 아니었으니말이다. 

 

아이는 그렇게 그 7일간의 기억이 그 7일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이 말해준 이야기대로 타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타인이 잡아준 손을 잡고 한걸음 한걸음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길을 아주 느린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이는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 같았다. 그 기억이 흐려지기 전까지는. 

기억이 흐려지며 아이의 성장은 다시 막히는 것 같았다. 아이는 다시 타인의 잡은 손을 놓고 예민해져갔다. 기억에 의존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발걸음을 멈추어버렸다. 그렇게 아이의 성장이 한순간에 막혀버렸다.

 

그렇게 발걸음을 멈춘 아이에게는 꽃봉오리가 피었다. 아이는 방황을 하고 있었다. 잘할 것이라 믿었다. 다시 만날 것이라 믿었다. 잘 성장할 것이라 믿었다. 근데 누구와 그런 약속을 한 것인가. 누구와 언제 만나기로 한 것인가. 아이는 불안했다. 아이는 좌절했다. 아이는 이제 앞을 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던 때에 아이는 한 요괴와 만나게 된다.

 

자신의 인생에 하나뿐인 소중한 이가 될 요괴, 자신의 인생의 반을 함께할 요괴를. 요괴가 내민 손을 아이는 잡았다. 그 손을 잡고 다시 밝아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 요괴의 도움을 받았다. 다시 안정감을 찾고 더 이상 기억이 흐려지는 것에 불안하지 않게 되었다. 그 요괴에게 의술을 배우며 약초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요괴의 영향 탓인지 성격이 다소 부드러워졌다. 이제 겁을 내지 않는다. 이제 두려워하지 않는다. 요괴가 다시 땅으로 돌아갔을 때 아이는 슬펐지만 슬픔에 잠기지 않았다. 이전처럼 좌절하지 않았다. 많은 손에 이끌려 걸어왔기에 타인이 손을 잡고 등을 밀어 주었기에 아이는 이제 슬픔을 극복해 내는 법을 안다. 아이는 이제 안다. 좌절이 있다면 그것을 반드시 극복해 낼 것 이라는 것을 아이는 이제 안다. 아이는 그렇게 다시 한 번 성장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