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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 로그 1

by 판다모카 2023. 9. 24.

https://www.youtube.com/watch?v=5nVud7rf6mQ 

 아이는 지금 굉장히 혼란 스럽다. 모든 것을 잃고 모든것을 부정 당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제 앞의 남성이 뭐라고 한들 푸름의 귀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푸름아, 많이 혼란 스럽겠지만 이제부터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려구나. "

"이제는 모든걸 잊고 이곳에서만 지내면 좋겠구나."

"많이 다쳤으니 흥분하지 않는 것이 좋으니 좀 누워 있으렴."

 

푸름을 이해를 하지 못하였다. 지금 제 앞의 남성이 뭐라는 걸까 지금 내가 듣고 있는 말이 무슨 말일까. 아이는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건지 아이의 입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나왔다.

 

"소인........ 모르겠소..... 정말.. 정말...... 모르겠소.. 소인은.... 돌아가겠소..."

 

아이의 처절한, 슬픈 외침. 아무것도 남지 않은 아이가 상처입은 몸을 일으켰다. 남성은 가만히 보다가 아이를 막아섰다.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고 말하며 이제 자신의 아이로 이곳에 있어야 함을 다시 상기 시켜주듯이 말이다. 

 

아이가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한지 몇달이 지났을까. 드디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포기한 아아이가 조심히 입을 열었다. 몇달만의 첫마디 였다. 

 

"알겠소. 소인.... 이곳에서 지내겠소...."

"그래, 잘생각 했구나. 이곳이 너의 집이니 편히 지내려구나."

 

하지만 남성의 바람처럼 푸름이 집에서 맘 편히 지내는 일은 없었다.

 

" 아, 이번에 새로온 도련님 말이야? 듣기로는 주인 어르신의 아이라던데.."

"어르신의 집에 왔을때도 거의 죽어갔다며?"

"말도말어, 그것때문에 난리가 났다니깐."

"김씨 말로는 전에 살던 집에서 주인어르신의 아이란걸 들켜서 죽을 뻔 했다고 하지 뭐야. 그때문에 가족이 흩어졌다고 했던가?"

"어휴, 이게 무슨일이야 굴러들어온 얘 하나때문에 그집도 이집도 난리가 아니네."

 

푸름은 그 이야기를 벽 뒤에서 가만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후 어딜 가도 자신을 향해 나오는 뒷말들. 어린 푸름이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큰 일들이었다. 힘들어하던 푸름에게 주인 어르신, 백씨가문의 주인, 이제는 푸름의 아버지가 되는 자가 말하지 않았던가. 모든걸 잊고 살아가라고. 근데 14년간의 추억을 어찌 잊으란 말인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저 비난들을 어찌 견디란 말인가? 결국 이듬해 견디고 견디던 푸름은 무너지고 말았다.

 

모든걸 잊은 채로 살아가기로 결심이라도 한듯이 집안에 말썽을 부리는 일이 만아졌다. 집밖을 나가려다가 대문에서 끌려오는 일이 늘었다. 제 아이를 품으려는듯 백씨 가문의 주인 어르신은 푸름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푸름아, 네가 20살이 되는 해에 집밖을 나가게 해주마. 마을 밖은 아직 안되지만, 마을을 돌아다니게 해주마, 그러니 얌전히 있을 수 있겠느냐?"

 

이 제안을 거절한다면 20살이 되어도 집밖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 아닌가. 푸름은 결국 그 제안 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5년. 푸름은 가만히 집안에서 밖으로 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20살이 되던해 말을 타고 마을을 뛰쳐나갔다.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이.

그렇게 푸름은 20살의 겨울 봄이 올때까지 한달간 실종되었었다.